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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MMARY
- 두산인프라코어 인수로 HD현대그룹은 건설기계 점유율 확대, 두산은 유동성 위기 해결
- 현대건설기계와 중복 투자·경쟁 우려가 있었지만 시장에선 긍정적인 평가 얻는 중
- 글로벌 건설 시장 훈풍 속 두 기업의 시너지 효과로 경쟁력 확보 기대
건설기계 경기가 호황이라는데 HD현대인프라코어뿐만 아니라 건설기계 업계에 훈풍이 불어오는 것일까? 코로나19 이후 국내외 주택경기는 바닥으로 치닫고 있는데 인프라 개발은 그나마 이뤄지고 있다. 세계 건설 경기는 코로나19로 인해 2020년과 2021년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2022년에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세계 건설 경기는 2022년에 2.5%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2021년의 성장률(3.1%)에 비해 다소 낮은 수준이지만, 2020년(-2.9%)과 비교하면 큰 회복이다. 특히 신재생 에너지 수요가 늘어나며 각국 정부들이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고 있어 건설기계 회복세가 높은 편이다. 2022년 건설기계 시장은 지역별로 상이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 봉쇄로 중국 시장이 하락한 반면, 원자재 가격 호조로 인한 주요 자원부국들의 장비 교체 수요가 증가하며 신흥 시장은 큰 폭으로 성장했다. 선진 시장에서는 특히 북미 시장이 주택, 인프라 건설 수요 증가로 안정적 성장세를 보였다. 2022년 엔진 시장은 글로벌 공급망 불안정, 물동량 급증으로 인한 선복 확보 어려움 등의 영향으로 전년에 이어 높은 불확실성을 보였다. 더불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대외 정세 불안, 코로나 확산에 따른 중국 내 봉쇄 조치의 영향도 더해지면서 대외 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필요성이 높아졌다. 엔진 제품 라인업 관점에서는 최신 배기규제 대응을 위한 Stage-V 적용 기종을 확대하여 고객 가치를 제고하였고, 기존 기계식 엔진 대체를 위한 전자식 엔진 개발 및 출력 증대 등 내연기관 라인업 최적화를 통한 사업 확대를 지속 추진하여 다양한 고객 수요에 대응하고자 한다. 그뿐만 아니라 Electric Powerpack 상품화 및 하이브리드/수소 연료 엔진 개발 등을 통해 미래 파워트레인 기술을 확보하고 점차 중요성이 높아지는 친환경 트렌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며 사업 기회를 선제적으로 개척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건설기계산업의 최근 글로벌 이슈는 도심지 협소 지역 공사가 증가하며 소형 건설 기계 수요가 늘고, 렌털 사업의 비중이 확대된 것이다. 중국ㆍ인도 중심의 수요 급증, 친환경ㆍ안전성ㆍ무인화 등 기술의 고도화 진전, M&A의 가속화 등도 꼽을 수 있다. 세계 1위, 2위 기업인 Caterpillar와 Komatsu는 2022년 기준 매출 규모가 각각 약 61조 원, 55조 원으로 국내 3대 건설기계 회사의 10~20배 수준이다. 물론 두 회사 모두 M&A를 통하여 거의 전 건설기계제품 생산체제를 구축하고 있으며, 매출액 대비 R&D 투자 비율은 약 3.0%로 업계 최상위 수준이다. 특히, Caterpillar는 이미 1950년대부터 글로벌 네트워크 형성에 주력해 올 정도로 글로벌 경쟁 체제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국내 1위인 두산밥캣이 소형 건설기계 분야에 있어 경쟁력이 있으나 Caterpillar의 핵심 성공요소(딜러 네트워크 구축, 기술 리더십, 글로벌 확장, 안정적인 고객 기반)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우리 건설기계업계에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
HD현대그룹의 빅픽처 HD현대인프라코어㈜는 2000년 10월 23일 자로 대우중공업 주식회사의 기계사업 부문을 인적 분할하여 설립됐으며 내연기관, 각종 건설기계, 특장차 등 운송장비 및 그 부분품의 제조 및 판매를 주된 사업목적으로 하고 있다. 최대주주는 HD현대사이트솔루션㈜ 32.98%이며, 국민연금이 8.49%를 소유하고 있다. 기타 소액주주는 2023.3.31. 기준 118,615명으로 전체 지분의 51.83%다. 주가는 11,170원(2023.6.5)이며, 유통주식은 199,603,453주 시가총액은 2조 2,276억 원이다. 그간 무상증자를 단행하며 유통주식이 다소 많은 편이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2005.4.29 대우종합기계㈜ → 두산인프라코어㈜ → 2021.9.10 현대두산인프라코어㈜로 상호를 변경하였다. 현대중공업 쪽으로 넘어오게 된 계기는 두산그룹의 유동성 위기 때문이다. 두산그룹은 3조 원을 해결하기 위해서 우량 사업부를 정리해야 했고,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두산인프라코어를 시장에 내놓았다. 이때 2021.7.1. 분할기일로 두산인프라코어 내의 두산밥캣㈜ 사업 부문 등을 포함하는 투자 사업 부문은 인적분할해 두산그룹에 남겼다. 두산 입장에서는 건설기계 분야에서 선두인 두산밥캣은 두산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해야 했기 때문이다. 인수자인 HD현대그룹 쪽 상황은 대략 이렇다. HD현대그룹의 최상위 기업은 HD현대㈜입니다. HD현대㈜는 2017년 04월 HD한국조선해양㈜(舊 HD현대중공업㈜)의 인적분할로 출범한 지주회사(持株會社, Holding Company)다. 그 아래로 중간지주사의 형태로 HD한국조선해양㈜가 있는데 선박건조업(HD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등을 거느리고 있다. 그 외에도 HD현대그룹에는 원유정제처리업(HD현대오일뱅크㈜), 엔지니어링서비스업(HD현대글로벌서비스㈜), 변압기 제조업(HD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이 있다. 이 중에 건설기계장비 관련 제조업에 중간 지주사가 HD현대사이트솔루션㈜이다. 그리고 그 아래 속해 있는 토목공사 및 유사용기계장비 제조업 관련 HD현대건설기계㈜, HD현대인프라코어㈜다. 산업용 로봇 제조업 회사인 HD현대로보틱스㈜까지 대략의 HD현대그룹의 주력 사업입니다. HD현대 역시 그룹 내의 정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결과적으로 HD현대는 두산인프라코어를 아주 잘 써먹고 있다. 조선과 정유업 외에 딱히 전면에 내세우기 어려웠던 건설기계 분야가 탄탄하게 보강이 되었기 때문이다. 지배 구조 개편을 위해 도입된 중간지주사 체제를 보기 좋게 만드는 데도 HD현대인프라코어가 불과 2만에 HD 품에 들어온 회사 같지 않게 무게감을 보여준다. 현대두산인프라코어가 HD현대인프라코어 이름을 바꾸게 된 계기는 그룹 차원의 선택이다. 지난 2022년은 현대중공업그룹이 50주년을 맞이하는 해였다. 그룹 내 모든 계열사에 ‘HD’를 붙이며, 최대주주 정몽준 씨의 아들 정기선 사장의 3세 경영 체제를 밀고 있습니다. 원래 키우려고 했던 회사는 대우조선해양을 합치려고 했던 한국조선해양이다. 그런데 공정위 결합 심사에서 정부 반대로 무산이 되었다. 이후 성공한 빅딜이 바로 두산인프라코어의 인수다. 현대건설기계와 함께 건설기계 부문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HD현대그룹의 매출액 1위인 현대오일뱅크는 IPO 계획도 준비 중이지만 국내외 자금시장 사정이 여의치 않아서 철회했다. 결국 HD를 붙이는 작업에 가장 큰 성과를 보이는 게 현재는 HD현대인프라코어다. 조선, 건설기계, 에너지 삼각편대의 가운데 중축을 맡을 수밖에 없다. 현대건설기계와 시너지가 어려웠을 수도 있지만 그룹 차원의 강력한 ‘주문’이 있었다고 추측해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