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분석

금리 오르는데 반도체·전력주는 왜 더 오를까?

Ryan_jini 2026. 9. 17.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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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9/17 새벽 3시) 미국 연준이 기준금리를 3.75~4.00%로 0.25%포인트 올렸습니다. 2023년 7월 이후 3년 만의 인상이자, 케빈 워시 신임 의장의 매파적 데뷔였죠. 이론대로라면 성장주·고밸류 자산엔 악재입니다. 그런데 정작 국내 반도체·전력기기주는 발표를 하루 앞둔 9/16에도 오히려 급등했습니다. 금리와 돈의 흐름이 따로 노는 이 구간, 오늘은 그 이유를 "머니로그 포토시에"의 관점으로 파헤쳐봅니다.

1. 금리는 오르는데 반도체는 왜 하루 전날부터 뛰었나

9월 16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90.71포인트(+1.37%) 오른 6,717.97로 마감했습니다. 5거래일 만의 반등이었는데, 그 주역은 다름 아닌 반도체 대형주였습니다. 삼성전자는 2.01% 오른 25만 3,500원, SK하이닉스는 4.08% 오른 175만 9,000원에 마감했습니다. 이날 기관투자자는 홀로 1조 2,104억원을 순매수하며 반등을 이끌었습니다.

흥미로운 건 타이밍입니다. FOMC 결과 발표(9/17 새벽 3시)를 코앞에 두고 시장이 "금리 인상 경계감"으로 짓눌려 있던 바로 그 시점에, 오히려 반도체 저가매수가 들어왔다는 겁니다. 즉 시장의 돈은 "금리가 오를까"보다 "반도체가 싸졌나"에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는 뜻입니다.

💡 포인트
금리 인상 경계감 속에서도 기관 자금이 반도체로 먼저 들어왔다는 건, "지금 반도체를 움직이는 돈은 금리보다 다른 재료를 보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2. 진짜 재료는 HBM4 — 엔비디아 공급망 확정 이슈

그 다른 재료가 바로 HBM4입니다. 최근 복수 매체 보도에 따르면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가속기 '루빈(Rubin)'에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HBM4만 탑재되는 것으로 알려졌고, 마이크론은 사실상 공급망에서 배제됐습니다. 공급 비중은 SK하이닉스가 약 70%, 삼성전자가 약 30%로 전망됩니다.

2026년 HBM 시장 규모는 약 581억 달러로 전망되는데, 이 시장의 대부분을 한국 기업 두 곳이 나눠 갖는 구조입니다. 금리가 오르든 내리든, "AI 가속기를 만들려면 한국산 HBM이 필수"라는 물리적 병목은 그대로라는 뜻이죠. 이것이 금리 인상 뉴스 속에서도 반도체 대형주에 매수세가 붙는 근본 이유입니다.

3. 전력기기주는 왜 같이 뛸까 — AI 데이터센터의 '전기세' 문제

반도체만큼 눈에 띄는 건 전력기기주입니다. AI 데이터센터가 늘어날수록 반도체 못지않게 중요해지는 게 '전기를 어떻게 끌어오느냐'는 문제입니다. 실제로 새로 추가되는 메가프로젝트급 전력수요 24.7GW 중 AI 데이터센터가 18.4GW를 차지한다는 분석이 나올 정도입니다.

그 수혜를 국내 전력기기 3사(효성중공업·HD현대일렉트릭·LS ELECTRIC)가 나눠 갖고 있습니다. 이들은 미국 현지에 초고압변압기 공장까지 증설 중입니다(효성중공업 테네시 멤피스, HD현대일렉트릭 앨라배마 몽고메리). HD현대일렉트릭은 최근 미국 텍사스 최대 전력회사와 765kV급 초고압변압기·리액터 24대, 2,778억원 규모 계약을 맺었는데 이는 창사 이래 최대 단일 계약이었습니다.

기업 2025년 말 수주잔액 2026년 9월 현재 증가액
효성중공업 11조 1,700억원 13조 8,500억원 +2조원↑
HD현대일렉트릭 약 11조 4,000억원 12조 4,800억원 +1조원 이상↑
LS ELECTRIC 3조 4,400억원 4조 600억원 +6,200억원↑

일감(수주잔액)이 실제로 쌓이고 있다는 건 "기대감"이 아니라 "확정 매출"이 늘고 있다는 뜻입니다. 다만 이들 주가는 고점 대비 약 40% 조정을 받은 상태라, 시장 일각에서는 "실적과 주가의 괴리가 재평가될 시점"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4. 그래도 금리는 변수다 — 낙관만 할 수 없는 이유

물론 이번 FOMC를 가볍게 볼 일은 아닙니다. 연준의 점도표(위원들의 금리 전망)를 보면 2026년 말 기준금리 중간값 전망치가 6월 3.8%에서 9월 4.1%로 올라갔습니다. 18명의 위원 중 16명이 연내 최소 한 번의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고, 4명은 두 번의 추가 인상까지 내다봤습니다. 워시 의장의 기자회견 톤도 뚜렷하게 매파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금리가 계속 오르면 결국 밸류에이션 부담(미래 이익을 현재가치로 할인하는 비율이 높아지는 효과)은 커집니다. 지금 반도체·전력기기주가 버티는 힘은 "그럼에도 물량이 실제로 나가고 있다"는 확정된 수요 때문이지, 금리 리스크가 사라졌기 때문이 아닙니다. 이 둘의 줄다리기가 앞으로 몇 달간 국내 증시의 핵심 변수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 주의할 점
금리 인상 국면에서도 특정 섹터가 강세를 보이는 건 흔한 일이지만, 그 강세가 금리 리스크를 "상쇄"한 것인지 "일시적으로 무시"한 것인지는 다릅니다. 후자라면 변동성은 언제든 커질 수 있습니다.

5. 정리하며 — 지금 이 구간에서 봐야 할 돈의 흐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① 연준은 3년 만에 금리를 올렸고 앞으로 더 올릴 신호까지 냈다. ② 그런데도 반도체·전력기기로는 실제 기관 자금과 수주 물량이 계속 들어오고 있다. ③ 그 이유는 금리와 무관하게 확정된 물리적 수요(HBM4 공급망, 전력망 증설)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종목 하나하나의 등락보다, "지금 이 돈이 왜 여기로 오는지"를 이해하는 게 다음 판단에 더 중요합니다. 금리 인상기 전반의 자산배분 원칙이 궁금하다면 앞서 정리한 기준금리 인상기, 내 돈은 어디로 옮겨야 할까 총정리 글도 함께 참고해보세요.

여러분은 지금 금리 뉴스와 반도체 강세, 이 두 가지 신호 중 어느 쪽에 더 무게를 두고 계신가요?

※ 본 콘텐츠는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특정 종목에 대한 매수·매도 추천이 아닙니다. 언급된 기업의 수주·실적·주가 관련 수치는 작성 시점 보도를 기준으로 하며, 실제 투자 판단 전 최신 공시와 데이터를 반드시 재확인하시기 바랍니다. 투자의 최종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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