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덕분에 사흘 만에 끝난 이번 주였지만, 돌아보니 원칙을 다시 확인한 한 주였다. 추격매수를 참았고, 남들이 팔 때 사고, 예전에 몰빵으로 데였던 기억을 다시 떠올렸다. 연휴 나흘 동안 곱씹은 이번 주의 기록을 남긴다.
1. 월요일, 반도체가 오르는 걸 보면서도 손이 안 나갔다
9월 21일 코스피가 +1.65% 오르며 7,007.72로 마감했을 때, 솔직히 조금 아쉬웠다. 반도체 대형주가 시장을 끌고 올라가는 그림이었고, 나도 계좌를 열어놓고 몇 번을 망설였다. 그런데 이 시점에 뭔가를 사기엔 근거가 부족했다. 그냥 "오르니까"였다. 그래서 그날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2. 화요일, PCB 테마가 25% 뛰는 걸 보고도 참았다
다음 날 코리아써키트가 하루 만에 +24.67%, 이수페타시스가 +4.53% 뛰었다. 이 정도 급등을 눈으로 보고 나면 "나도 지금이라도 들어가야 하나"라는 생각이 자동으로 든다. 하지만 나에게는 3일 관망 원칙이 있다. 테마 급등 초입에 뛰어들지 않고, 최소 사흘은 지켜보며 그 상승이 수급과 실적으로 뒷받침되는지 확인한 뒤 움직인다는 원칙이다. 이번에도 그 원칙을 지켰다. 대신 이 급등의 배경이 된 반도체 수출액 추이(18개월 연속 증가)를 다시 찾아보며, 이게 단순 테마인지 실물 근거가 있는 흐름인지를 확인하는 데 시간을 썼다.
급등하는 종목을 보고 "왜 올랐는지"부터 확인하는 습관은, 결국 추격매수를 거르는 가장 효과적인 필터였다. 근거 없이 오르는 종목과 실적·수급이 받쳐주는 종목은 하루 이틀만 지나도 차이가 드러난다.
3. 수요일, 남들이 던질 때 삼성전자를 조금 샀다
9월 23일, 개인이 하루에만 1조4,397억원어치를 팔아치우는 걸 보면서 나는 오히려 삼성전자를 소액 분할로 매수했다. 이유는 단순했다. 그날 기관 홀로 +3,170억원을 순매수하고 있었고, 그 자금이 집중된 곳이 삼성전자였다. 개인 매도가 몰릴 때가 오히려 기관 수급을 확인하고 들어가기 좋은 타이밍이라는 걸 몇 번의 경험으로 배웠다. SK하이닉스가 아니라 삼성전자를 택한 것도, 이미 며칠간 반도체 대형주 차익실현이 SK하이닉스 쪽에서 먼저 나왔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물론 소액이었다. 확신이 있어서가 아니라, 확인된 근거만큼만 베팅한다는 원칙 때문이다.
4. 연휴 나흘, 예전 실수를 다시 떠올렸다
연휴가 시작되자마자 문득 몇 달 전 일이 떠올랐다. 지난 7월, 한성기업이 '애국주' 테마로 8거래일 만에 240% 급등했을 때 근거 없는 확신으로 몰빵했다가, 투자경고종목 지정과 거래정지를 거쳐 결국 고점 대비 -64.5%까지 물렸던 그날 말이다. 이번 주 PCB 테마 급등을 보면서 그때 기억이 겹쳐 보였다. "이번엔 다르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사실은 그때와 똑같은 패턴이 반복되고 있는 건 아닌지 스스로 의심하는 습관이 이제야 몸에 밴 것 같다.
5. 이번 주가 남긴 세 가지 원칙
사흘짜리 짧은 한 주였지만, 다시 확인한 원칙은 세 가지였다. 첫째, 급등의 이유를 먼저 확인하고 최소 3일은 관망한다. 둘째, 개인 매도가 몰릴 때일수록 기관 수급을 보고 판단한다. 셋째, "이번엔 다르다"는 확신이 들수록 오히려 비중을 줄인다. 이 원칙들은 전부 과거의 실수와 이번 주의 관찰이 겹쳐서 다시 확인된 것들이다.
위 판단과 원칙은 저(머신러너)의 개인적인 투자 경험과 성향에서 나온 것이며, 모든 사람에게 맞는 정답은 아닙니다. 같은 상황에서도 투자자마다 다른 결론을 내릴 수 있습니다.
6. 다음 주, 월요일 갭을 앞두고
9월 28일 재개장을 앞두고 지금 드는 생각은 하나다. 나흘치 해외 변수가 한꺼번에 반영되는 첫날인 만큼, 갭이 크게 뜨든 빠지든 그날 바로 따라가지 않을 생각이다. 기관의 순매수가 나흘째 이어지는지, 외국인이 돌아오는지부터 확인한 뒤에 움직여도 늦지 않다고 본다. 이번 주 흐름과 다음 주 관전포인트를 더 자세히 정리한 "다음 주 돈은 어디로 움직일까?" 글에도 담아뒀다.
여러분은 이번 주, 오르는 걸 보면서도 참아야 했던 순간이 있었나요? 그 순간 어떤 원칙으로 버티셨나요?
본 콘텐츠는 필자 개인의 투자 경험과 관점을 기록한 것으로, 특정 종목이나 투자전략에 대한 매수·매도 추천이 아닙니다. 언급된 수치와 사례는 공개된 보도자료 및 기사를 근거로 작성되었으나, 오류가 있을 수 있으니 투자 판단 전 반드시 본인 책임 하에 추가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투자의 최종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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