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2020년 3월 코로나 폭락장에서 얼떨결에 처음 산 삼성전자 한 주가, 내가 지금까지 투자를 계속하게 만든 첫 '진짜 수익'이었다. 그 돈을 벌기까지의 과정에서 배운 건 타이밍이 아니라 '버티는 태도'였다.
폭락장 한복판에서, 나는 왜 주식 계좌를 처음 열었나
솔직히 말하면 처음부터 계획이 있던 건 아니었다. 2020년 3월, 코로나19로 전 세계 증시가 녹아내리던 그 시기에 나는 "이게 다 뭔 일인가" 싶은 마음으로 뉴스를 보다가 얼떨결에 증권 계좌를 텄다. 당시 코스피는 연일 급락하고 있었고, 삼성전자 주가는 3월 23일 장중 기준 4만 2,500원까지 내려앉아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게 코로나 폭락장의 저점에 가까운 시점이었는데, 그때는 그냥 "평소 10만원 근처이던 주식이 반값이 됐다"는 단순한 생각으로 소액을 집어넣었을 뿐이다.
주변에서도 "삼성전자인데 설마 망하겠냐"는 말이 많았다. 돌아보면 이 말이 꽤 중요한 역할을 했다. 분석이라고 할 만한 게 딱히 없었고, 그냥 '우량주가 비정상적으로 싸졌다'는 직관 하나로 들어간 거였다.
지금의 나라면 "이 가격이 저점인지 아닌지"를 수치로 설명하려 들겠지만, 그때는 그런 능력이 전혀 없었다. 그냥 무서워서 조금만 샀다. 그리고 그 '조금만'이 오히려 버티는 데 도움이 됐다는 걸 나중에야 깨달았다.
한 달 만에 접은 사람들, 아홉 달을 버틴 사람
문제는 그다음부터였다. 산 다음 날에도, 그다음 주에도 주가는 쉽게 오르지 않았다. 실제로 2020년 5월 말까지도 삼성전자는 여전히 4만원대 박스권에 머물러 있었고, 당시 기사 제목처럼 "영끌 했는데 아직도 4만원대…속타는 동학개미"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지루한 구간이 꽤 길었다. 나도 그 몇 주 동안 하루에도 몇 번씩 주가를 들여다보며 '괜히 샀나'라는 생각을 수도 없이 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그 지루함이 나를 '단타'의 유혹에서 지켜줬다. 하루이틀 만에 승부를 보려던 게 아니라 애초에 "그냥 오래 들고 있어보자"는 식으로 시작했기 때문에, 박스권이 길어져도 패닉에 빠지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삼성전자는 그해 안에 8만원대까지 올라섰고, 3월 저점(4만 2,500원) 대비로는 9개월 만에 8만 1,300원까지 오르며 약 91% 상승을 기록했다. 당시 신문들도 "2020 삼성전자 동학개미, 20대 수익률 700%↑·여성 900%↑"처럼 극단적인 사례를 다룰 정도로, 이 시기 삼성전자 투자 수익률 자체가 화제였다.
| 시점 | 삼성전자 주가(종가 기준) | 내 심리 상태 |
|---|---|---|
| 2020.3.23 (저점) | 약 42,500원 | 반신반의, 소액 매수 |
| 2020.5월 말 | 4만원대 박스권 | 지루함, 의심, 조급함 |
| 2020.12월경 (9개월 후) | 약 81,300원 | 처음으로 느낀 '진짜 수익' |
수익을 실현한 순간, 기뻤던 건 돈이 아니라 '확인'이었다
막상 일부 물량을 팔아 수익을 실현했을 때, 돈이 늘었다는 사실보다 더 크게 다가온 감정이 있었다. "아, 비정상적으로 싸진 우량주를 사서 버티면 결국 보상받을 수도 있구나"라는 확인. 이건 숫자로 배운 게 아니라 몸으로 겪어서 배운 거라 지금도 선명하게 기억난다.
동시에 아쉬운 지점도 있었다. 소액으로 시작한 탓에 수익금 자체는 크지 않았고, 저점에서 더 공격적으로 비중을 싣지 못한 걸 한동안 후회하기도 했다. 다만 돌아보면 그 '소심함'이 폭락장에서 내 멘탈을 지켜준 안전장치이기도 했다는 걸, 몇 년 더 투자를 해보고 나서야 인정하게 됐다.
당시엔 국내주식만 했기 때문에 세금 걱정이 거의 없었다. 그런데 몇 년 뒤 해외주식 비중을 늘리면서 알게 된 건, 해외주식은 국내주식과 과세 체계 자체가 다르다는 점이었다. 수익이 났을 때 "얼마를 번 것인가"만큼 "세금은 얼마나 떼이는가"도 챙겨야 한다는 걸, 오늘 같이 올린 해외주식 양도소득세 완전정리 글에서 더 자세히 풀었다.
지금 돌아봤을 때, 그 경험이 남긴 세 가지
몇 년이 지난 지금, 그 첫 수익 경험을 복기하면 세 가지가 남는다.
- 타이밍보다 태도가 수익을 만들었다 — 저점을 정확히 맞춰서가 아니라, 지루한 구간을 버텨서 결과를 얻었다.
- 소액이었기에 버틸 수 있었다 — 만약 그때 무리한 금액을 넣었다면 박스권 구간에서 손절했을 가능성이 높다.
- '우량주 + 비정상적 저평가'라는 단순한 기준이 생각보다 강력했다 — 복잡한 분석 없이도, 이 두 가지만 맞으면 버틸 명분이 생긴다는 걸 알게 됐다.
요즘도 가끔 비슷한 상황 — 좋은 기업이 시장 전체 충격으로 과도하게 빠지는 순간 — 을 만나면 그때의 감각을 떠올린다. 물론 모든 폭락이 기회는 아니고, 그때는 운도 어느 정도 따랐다는 걸 부정하지 않는다. 하지만 "돈이 어디로 움직이는지"를 보는 눈은, 결국 이런 경험들이 쌓여서 만들어지는 거라고 생각한다.
마무리하며
여러분의 '첫 수익' 경험은 어땠나요? 혹시 그 경험이 지금의 투자 습관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나요?
⚠️ 본 글은 작성자 개인의 투자 경험과 회고를 바탕으로 한 콘텐츠이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를 권유하는 글이 아닙니다. 언급된 주가·수익률은 공개된 과거 시세 자료를 기반으로 하되, 투자 판단과 심리 묘사는 필자의 주관적 회고입니다. 모든 투자의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으며, 과거 수익률이 미래 수익을 보장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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