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R 1배 미만은 "회사를 청산해도 주가보다 더 받는다"는 뜻이지만, 그것만으로 싼 주식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11월 2일 한국거래소의 저PBR 기업 명단 첫 공개를 앞두고, PBR이 낮은 진짜 이유를 가려내는 방법을 정리했습니다.
📌 3줄 요약
1. PBR은 시가총액을 순자산(자기자본)으로 나눈 값입니다. 1배 미만이면 시장이 그 회사의 장부가치보다 낮게 값을 매기고 있다는 뜻입니다.
2. PBR이 낮은 이유는 대부분 "돈을 못 벌어서(낮은 ROE)"입니다. PBR은 ROE와 PER을 곱한 값이라, ROE가 낮은 회사의 저PBR은 저평가가 아니라 정상 가격일 수 있습니다.
3. 한국거래소는 2026년 11월 2일(월) 업종별 PBR 하위 기업 명단을 처음 공개합니다. 명단 자체보다 "그 뒤에 ROE를 올릴 계획이 있느냐"가 주가를 가를 가능성이 큽니다.
Q. PBR 1배 미만이면 싼 주식인가요?
A. "장부보다 싸다"는 것은 맞지만 "살 만큼 싸다"는 뜻은 아닙니다. 순자산 대비 이익이 꾸준히 낮은 회사(ROE가 낮은 회사)는 PBR이 낮게 유지되는 것이 정상입니다. 저PBR이 기회가 되려면 ① 이익률(ROE)이 오를 이유가 있거나 ② 쌓아 둔 자산을 주주에게 돌려줄 계획이 있어야 합니다. 둘 다 없으면 오래 싼 채로 머무는 "가치함정"이 될 수 있습니다.
작성 시점: 2026년 10월 28일(수). 시장 수치는 지난 거래일(10월 27일, 화) 정규장 마감 기준이며, 제도 내용은 한국거래소 발표를 전한 보도 기준입니다.
PBR, 한 줄로 정의하면
PBR(Price to Book-value Ratio, 주가순자산비율)은 시가총액 ÷ 순자산입니다. 한 주 기준으로 보면 주가 ÷ 주당순자산(BPS)이고, 결과는 같습니다. 순자산은 회사가 가진 자산에서 빚을 모두 갚고 남는 몫, 즉 장부상 주주의 몫입니다.
예를 들어 순자산이 1,000억 원인 회사의 시가총액이 600억 원이면 PBR은 0.6배입니다. 장부대로라면 회사를 지금 정리해 주주에게 나눠 줄 때 1,000억 원이 돌아오는데, 시장에서는 600억 원에 회사 전체를 살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PBR 1배를 흔히 "청산가치"라고 부릅니다.
여기서 첫 번째 함정이 나옵니다. 장부의 순자산은 "그 값에 팔 수 있다"는 보증이 아닙니다. 오래된 공장, 팔리지 않는 재고, 업황이 꺾인 설비는 장부에 적힌 값보다 훨씬 낮은 값에 팔리는 일이 흔합니다. 시장이 PBR 0.6배를 매겼다면, 그 차이는 "장부를 다 믿지는 못하겠다"는 시장의 의견일 수 있습니다.
PBR이 낮은 진짜 이유는 ROE입니다
PBR을 제대로 읽으려면 공식 하나만 기억하면 됩니다. PBR = PER × ROE입니다. PER은 이익 대비 주가, ROE는 자기자본 대비 이익(자기자본이익률)입니다. 시가총액/순자산 = (시가총액/순이익) × (순이익/순자산)이니 수학적으로 항상 맞는 식입니다.
이 식이 말해 주는 것은 단순합니다. 시장이 평범한 PER 10배를 준다고 해도, ROE가 5%인 회사의 PBR은 0.5배, ROE가 15%인 회사의 PBR은 1.5배가 됩니다. 즉 PBR이 낮은 회사의 상당수는 "싸게 팔리는" 것이 아니라 "순자산에 비해 돈을 적게 버는" 회사입니다. 은행 이자보다 못한 수익률을 내는 자본이라면, 시장이 장부값을 다 쳐주지 않는 것도 이상하지 않습니다.
| 구분 | ROE | PER | PBR(=ROE×PER) |
|---|---|---|---|
| A사: 돈을 잘 버는 회사 | 15% | 10배 | 1.5배 |
| B사: 평범한 회사 | 8% | 10배 | 0.8배 |
| C사: 자산만 많은 회사 | 4% | 15배 | 0.6배 |
※ 이해를 돕기 위한 가상의 숫자입니다.
표의 C사를 보세요. PBR은 0.6배로 셋 중 가장 낮지만 PER은 15배로 가장 비쌉니다. PBR만 보면 "제일 싼 주식"인데, 이익 기준으로는 "제일 비싼 주식"입니다. 저PBR 종목을 고를 때 PER과 ROE를 반드시 함께 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숫자로 본 한국 증시의 저PBR, 돈은 어디로 갔나
한국 증시는 오랫동안 "PBR 1배도 안 되는 시장"으로 불렸습니다. 한국거래소 자료를 인용한 파이낸셜뉴스 보도에 따르면 코스피 PBR은 2025년 1월 말 0.88배였습니다. 그런데 2026년 1월 말 무렵에는 1.66배로 1년 만에 두 배 가까이 올랐습니다.

여기서 제가 주목하는 것은 평균이 아니라 규모별 차이입니다. 같은 기간 대형주 PBR은 0.97배에서 1.93배로 뛰었지만, 중형주는 0.64배에서 0.87배, 소형주는 0.46배에서 0.56배로 오르는 데 그쳤습니다. 지수 PBR이 1배를 넘었다고 해서 시장 전체의 저평가가 풀린 것이 아니라, 돈이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대형주로 몰리면서 평균을 끌어올린 것입니다.
종목 수로 봐도 같습니다. 아시아경제가 전한 한국거래소 집계(2026년 4월 22일 기준)로 코스피 상장사 804곳 가운데 511곳, 63.5%가 여전히 PBR 1배 미만이었습니다. 지수 PBR은 1배를 훌쩍 넘었는데 상장사 10곳 중 6곳은 청산가치 아래에 있었던 셈입니다. 자본시장연구원이 집계한 2025년 말 업종별 PBR도 제약 3.2배, 전기·전자 2.3배인 반면 건설 0.7배, 전기·가스 0.6배, 종이·목재 0.4배로 차이가 컸습니다.
"돈이 어디로 이동하는가"라는 이 블로그의 관점으로 정리하면, 지난 1년 한국 증시의 돈은 장부가 큰 회사가 아니라 이익이 빨리 늘어나는 회사로 갔습니다. 그리고 이 흐름은 10월 급락장에서도 크게 바뀌지 않았습니다. 2026년 10월 27일(화) 코스피가 3.09% 오른 5,638.34로 마감할 때도 외국인 순매수 5,911억 원이 몰린 곳은 SK하이닉스(+5.18%), 삼성전자(+4.23%) 같은 반도체 대형주였습니다.
11월 2일 저PBR 명단 공개, 무엇이 달라지나
한국거래소는 2026년 9월 11일 발표에서 PBR이 장기간 낮은 기업의 명단을 공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첫 공개일은 2026년 11월 2일(월)입니다. 보도에 나온 기준을 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항목 | 내용 |
|---|---|
| 비교 단위 | 시장별·업종별(GICS 11개 업종) PBR 순위 |
| 대상 | 최근 3년(6개 반기) 동안 코스피는 업종 하위 25%, 코스닥은 하위 10%에 든 기업 |
| 면제 | 공표 7영업일 전(10월 22일)까지 개선계획을 공시하면 1년간 제외. 단, 최근 6년(12개 반기) 내내 하위권이면 공시해도 포함 |
| 첫 공표 특례 | 10월 22일 기준 PBR이 선정 기준보다 높으면 제외 |
| 표시·갱신 | 거래소 홈페이지(KIND)와 증권사 HTS·MTS에 표시, 이후 매년 5월·11월 첫 거래일 갱신 |
개선계획을 낸 곳은 10월 22일까지 코스피 34곳, 코스닥 28곳 등 62곳이었고, 이들의 PBR 단순평균은 약 0.3배였습니다(파이낸셜뉴스). 금융당국은 공개 대상을 약 220곳으로, 이 가운데 약 120곳은 장기 저PBR이라 계획을 내도 빠지지 않을 것으로 봤습니다. 아주경제 보도에서는 2026년 6월 말 기준 현대제철 0.19배, 롯데케미칼 0.20배, 이마트 0.17배, 한화생명 0.21배가 업종 경계보다 낮은 예로 언급됐습니다. 다만 실제 명단 포함 여부는 11월 2일 공표 전까지 확정된 것이 아닙니다.
투자자 입장에서 이 제도의 의미는 "낙인" 그 자체보다 회사가 움직일 압박이 생긴다는 점입니다. HTS·MTS에 표시가 붙으면 주주총회와 기관투자자의 질문이 그 회사에 몰립니다. 이 압박이 자사주 소각, 배당 확대, 놀고 있는 자산 매각처럼 ROE를 끌어올리는 행동으로 이어지는 회사와, 표시만 붙은 채 버티는 회사의 주가는 갈릴 수 있습니다.
저PBR 종목, 기회와 함정을 가르는 체크리스트
저PBR 종목을 볼 때 제가 실제로 확인하는 순서입니다. 다섯 가지 중 세 가지 이상이 "예"라면 들여다볼 가치가 있고, 하나도 없으면 PBR이 낮은 것이 정상이라고 봅니다.
- ROE가 바닥을 지나고 있나? 최근 2~3년 ROE가 내려오다 멈췄거나 반등하기 시작했다면 PBR도 따라 오를 여지가 있습니다.
- 순자산의 질이 좋은가? 현금·투자부동산·상장 주식처럼 값을 확인하기 쉬운 자산이 많을수록 장부를 믿을 수 있습니다. 재고·노후 설비 비중이 크면 할인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 주주환원 계획이 숫자로 나왔나? "검토하겠다"가 아니라 소각 규모, 배당성향, 목표 ROE가 숫자로 공시됐는지 봅니다. 이번에 제출된 62곳의 계획서도 이 기준으로 읽으면 차이가 보입니다.
- PER도 낮은가? 위 표의 C사처럼 PBR은 낮은데 PER이 높다면 이익 기준으로는 비싼 주식입니다.
- 거래량이 붙기 시작했나? 오래 잠들어 있던 저PBR 종목은 돈이 들어올 때 거래량이 먼저 늘어납니다. 가격보다 거래량 변화를 먼저 보세요.
경험상 저PBR 투자에서 가장 비싼 비용은 손실이 아니라 시간입니다. "언젠가는 제값을 받겠지"라며 몇 년을 기다리는 동안 다른 곳에서 돈이 불어나는 것을 지켜봐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저PBR이라는 이유만으로 들어가지 않고, ROE 개선이나 주주환원 같은 "계기"가 확인된 뒤에 움직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PBR은 어디서 확인하나요?
A. 네이버 증권·증권사 앱의 종목 정보 화면에 PBR과 BPS가 함께 나옵니다. 다만 순자산은 분기 재무제표 기준이라, 최근 실적 발표 전후로 숫자가 바뀔 수 있습니다. 업종 평균과 비교할 때는 같은 기준일의 값을 쓰세요.
Q. 은행·보험주는 왜 늘 PBR이 낮나요?
A. 금융회사는 자기자본이 매우 큰 반면 규제 때문에 ROE가 높기 어렵습니다. 위의 PBR = PER × ROE 공식대로 ROE가 낮으면 PBR도 낮게 나옵니다. 그래서 금융주는 PBR의 절대값보다 ROE 개선과 배당·자사주 정책이 주가에 더 큰 영향을 줍니다.
Q. 저PBR 명단에 오르면 주가가 떨어지나요?
A. 이번이 첫 공표라 아직 확인된 사례가 없습니다. 명단에 오를 만한 회사는 이미 오랫동안 PBR이 낮았기 때문에 표시 자체가 새로운 악재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오히려 표시 이후 개선계획을 내놓는지가 더 중요한 변수입니다.
Q. PBR이 마이너스인 회사도 있나요?
A. 순자산이 마이너스인 자본잠식 회사는 PBR을 계산할 수 없거나 의미가 없습니다. 이런 회사는 저PBR이 아니라 재무 위험 신호로 봐야 합니다.
정리
PBR 1배 미만은 "장부보다 싸다"는 사실일 뿐, "살 만하다"는 결론이 아닙니다. 대부분의 저PBR은 낮은 ROE의 결과이고, 이 경우 PBR이 오르려면 이익률이 먼저 올라야 합니다. 지난 1년 한국 증시의 돈은 저PBR 종목이 아니라 이익이 늘어나는 대형주로 이동했고, 그 결과 지수 PBR은 1배를 넘었지만 상장사 다수는 여전히 1배 아래에 남아 있습니다. 2026년 11월 2일(월) 명단 공개를 계기로 볼 것은 "누가 명단에 올랐나"가 아니라 "누가 ROE를 올릴 계획을 숫자로 내놓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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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출처
한국경제 「거래소, 11월부터 저PBR기업 공개…코스피 하위 25% 대상」(2026.9.11), 파이낸셜뉴스 「저PBR기업 공표 앞두고… 62개社 '기업가치 개선계획' 공시」(2026.10.25), 아주경제 「[저PBR 망신주기 D-7] 대기업 투자 지표…현대제철·이마트 '낙인' 피할까」(2026.10.25), 이코노믹리뷰 「상장사 62곳 저PBR 개선계획 제출」, 파이낸셜뉴스 「올해만 20% 넘게 올랐는데…K 증시, 여전히 저평가」(2026.1.29, 한국거래소 PBR 인용), 아시아경제 「상장사 10곳 중 6곳 '청산가치' 밑돌아」(2026.4.24), 아시아경제 「코스피 3% 상승해 5638 마감…코스닥도 2%↑」(2026.10.27), 뉴스핌 「[마감시황] 외국인 순매수에 코스피 3% 급등」(2026.10.27)
※ 이 글은 투자 개념 설명을 위한 정보 제공 목적이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본문에 언급한 기업은 보도된 예시일 뿐 저PBR 명단 포함 여부와 무관하며, 표의 계산 예시는 이해를 돕기 위한 가상의 숫자입니다. 모든 투자 판단과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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