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짜리 연휴를 앞두고 반도체 비중을 들고 갈지 줄일지, 이번 주 내내 고민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저는 정리하지 않고 그대로 들고 넘어가기로 했는데, 그 판단의 근거가 됐던 데이터와 제 나름의 원칙을 오늘은 1인칭 매매일지로 남겨봅니다.
1. 연휴 앞두고 왜 다들 "팔까 말까" 고민할까
추석처럼 국내 증시가 나흘 이상 쉬는 연휴 앞에서는 항상 같은 고민이 반복됩니다. 그 사이 미국 증시나 해외 변수가 급변하면 연휴가 끝나고 갭이 크게 뜨거나 빠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올해 국내 증시는 9월 23일(수)을 마지막으로 24~27일 나흘간 휴장하고 28일(월)에야 재개됩니다. 저는 매년 이맘때쯤 포지션을 얼마나 가볍게 할지 스스로 점검하는 편인데, 올해는 조금 다른 선택을 했습니다.
2. 지난 거래일 마감, 숫자로 다시 확인했습니다
감으로 판단하지 않으려고 연휴 전 마지막 거래일인 9월 23일 마감 데이터를 다시 짚었습니다. 코스피는 전일 대비 0.90% 오른 7,080.92, 코스닥은 1.21% 오른 844.48로 마감했습니다. 반도체 대형주가 지수 상승을 주도한 하루였고, 제가 들고 있는 종목들도 이 흐름 안에 있었습니다.
"연휴 앞 마지막 거래일에 지수가 올라준 게 오히려 마음이 편했다. 억지로 방어적으로 갈 이유가 줄었다. 다만 이건 '숫자가 좋으니까 안심'이 아니라 '숫자를 확인했으니 판단 근거가 생겼다'는 뜻으로 남겨둔다."
3. 외국인은 팔고 기관은 사는 이 구도, 저는 이렇게 해석했습니다
최근 수급을 보면 흥미로운 엇갈림이 있습니다. 외국인은 9월 들어 18일까지 삼성전자·SK하이닉스 현물을 9조9,492억원어치 순매도했지만, 동시에 두 종목의 선물은 2조3,456억원 순매수했습니다. 현물은 줄이면서 선물로 반등 가능성에 베팅하는 모양새입니다. 반대로 기관은 지난주에만 유가증권시장에서 3조5천억원 넘게 순매수하며 외국인이 던진 반도체 물량을 받아냈고, 그중 삼성전자를 3조원 가까이 사들이며 순매수 1위에 올렸습니다.
저는 이 구도를 "외국인의 단기 차익실현 vs 기관의 펀더멘털 베팅"으로 읽었습니다. 물론 이게 항상 기관이 맞고 외국인이 틀렸다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HBM 가격 인상과 3분기 실적 전망이 동시에 상향되는 국면에서(관련 내용은 오늘 발행한 HBM 가격 오르면 반도체 실적도 같이 오를까? 글에 정리했습니다) 외국인의 매도가 '펀더멘털 부정'이 아니라 '단기 차익실현'에 가깝다고 판단했고, 그래서 연휴 앞에서 굳이 비중을 줄이지 않기로 했습니다.
4. 그럼에도 제가 지킨 원칙 두 가지
포지션을 유지하기로 했다고 해서 아무 대비 없이 넘어간 건 아닙니다. 제가 실제로 지킨 원칙은 두 가지였습니다.
- 레버리지·신용 비중은 연휴 전에 반드시 정리한다: 현물 비중은 들고 가더라도, 갭 리스크에 취약한 신용·미수 포지션은 예외 없이 연휴 전에 청산했습니다.
- "이 판단의 근거"를 글로 남겨둔다: 나중에 결과가 좋든 나쁘든, 그때 왜 그렇게 판단했는지 복기할 수 있어야 다음 판단이 나아진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렇게 매매 노트를 남기는 습관을 들이고 있습니다.
5. 연휴 끝나고 제가 다시 확인할 것
28일 장이 재개되면 가장 먼저 볼 건 두 가지입니다. 첫째, 연휴 중 해외 반도체 관련 뉴스(마이크론 실적, 엔비디아 관련 이슈)에 변화가 있었는지. 둘째, 재개 첫날 외국인·기관 수급이 연휴 전 흐름(외국인 매도·기관 매수)을 그대로 이어가는지, 아니면 뒤바뀌는지입니다. 수급 구도가 바뀐다면 제 판단도 그에 맞게 바꿀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여러분은 이번 연휴, 포지션을 어떻게 가져가셨나요? 저와 같은 고민을 하셨다면 어떤 결론을 내리셨는지 궁금합니다.
본 글은 필자 개인의 매매 경험과 판단 과정을 기록한 콘텐츠로, 특정 종목·전략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시장 상황과 투자자의 자금 성격에 따라 적절한 전략은 달라질 수 있으며, 투자 판단과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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